강화계획. 어떤 방식으로 강화할 것인가를 다루는 부분이 강화계획이다. 미래의 반응이 증가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강화물이 될 수 있지만, 강화계획에 따라 행동이 학습되는 속도, 패턴, 지속성 등은 달라진다. 매번 강화가 주어지는 계속적 강화 이외의 강화는 모두 간헐적 강화이다. 강화계획은 어떤 행동이 강화 받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적용하는 강화계획에 따라 학습이 다르게 나타난다. 즉, 반응이 일어날 때 일정한 시간 혹은 비율로 그 반응을 강화시키는 규정된 절차를 강화계획이라고 한다. 적절한 반응을 모두 강화하는 계속적 강화계획을 적용하면, 학습은 매우 빠르게 일어나지만 소거과정에 놓이면 그 반응도 빨리 소멸된다. 반면 간헐적 강화계획을 적용할 경우, 학습은 서서히 일어나지만 소거에 대한 저항도 커서 반응이 더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강화계획에는 계속적 강화계획, 고정간격 강화계획, 고정비율 강화계획, 변동 간격 강화계획, 변동비율 강화계획 등이 있다. 계속적 강화계획이란 피험자가 목표 반응을 할 때마다 강화하는 것이다. 예컨대 착한 일을 할 때마다 매번 용돈을 주는 것은 계속 강화 계획이다. 간헐적 강화계획은 가끔씩만 강화를 제공하는 절차로 부분적 강화계획이라고도 한다. 간헐적 강화계획 중 고정비율 강화계획은 반응이 정해진 횟수만큼 일어난 뒤에 강화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 강화계획을 적용하면, 높은 비율의 반응이 나타나고 강화 바로 다음에는 흔히 반응이 줄어들어 짧게 쉬는 현상이 나타난다. 변동비율 강화계획은 어떤 행동의 평균 매 n번째 수행이 강화를 받지만 정확하게 몇 번째 반응에 대하여 강화가 이루어지는지는 알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고정간격 강화계획이란 동일한 시간 간격 후에 발생한 행동에 강화를 제공하도록 계획한 간헐적 강화의 일종이다. 마지막으로 변동 간격 강화계획은 선행한 강화로부터 어느 정도 시간이 경화한 뒤에 나타나는 반응을 강화하는 것으로, 강화와 강화 간의 시간 간격은 일정하지 않고 임의로 정한 시간 범위 내에서 어떤 평균 시간을 중심으로 변한다. 변동 간격 강화계획에서의 반응학습은 느리면서도 꾸준한 특징을 보인다. 이들 중 학습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변동비율, 고정비율, 변동 가격, 고정간격 강화계획 순이다
혐오 조건형성. 쇼크나 고통스러운 소음과 같은 부적 또는 혐오적 사건들도 조작적 조건형성에서 흔히 사용된다. 처벌 훈련에서는 반응 뒤에 혐오자극 또는 사건이 뒤따르는데, 혐오자극은 이후의 반응을 약화하거나 억압하는 효과를 가진다. 처벌이 바람직하지 않은 반응 후에 일관성 있고 즉각적으로 주어지고 대안적 반응이 보상을 받는다면, 체벌은 바람직하지 않은 반응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미로에서 먹이에 도달하기 위해 두 통로 중 가까운 통로를 선택하도록 학습된 쥐가 가까운 통로를 선택할 때 쇼크를 받개 되면 곧바로 먼 통로를 택하게 된다. 처벌이 가져오는 잠정적 억압이 쥐로 하여금 먼 통로를 택하도록 학습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 경우에 처벌은 정보적이기 때문에 행동의 방향을 바꾸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한편, 인간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처벌 훈련을 적용하는 것이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예컨대, 교통 당국은 사고의 가능성을 위협이나 처벌로 사용함으로써 안전 행동을 증가시키고자 한다. '과속하면 교통사고로 사망할 수도 있다!'라는 경고문을 보자. 여기에서 문제는 여전히 살아 있는 거의 모든 운전자들이 과속하고도 죽지 않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과속한다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로 바꾸지 않는 한, 과속은 조건형성으로 통제하기가 정말 어렵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과속한 많은 운전자들이 경찰에게 잡히지도 않고 벌금도 내지 않는다. 따라서 처벌이 원하지 않는 반응을 억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몇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처벌의 효과는 보상만큼 정보적이지 못하다. 보상은 근본적으로 "네가 한 것을 반복하라."고 알려준다. 반면, 처벌은 "그만두라."고 말하고 있지만 대안을 제시해 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유기체는 처벌받은 반응을 더욱 바람직하지 않은 반응으로 대치할 수도 있다. 둘째, 처벌의 부산물이 불행한 것일 수 있다. 고전적 조건형성을 통해서 처벌은 처벌하는 사람과 상황을 싫어하거나 무서워하게 만들기가 십상이다. 마지막으로 극단적이거나 고통스러운 처벌은 처음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보다도 더 심각한 공격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도피 행동과 회피행동. 때때로 처벌 훈련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았다. 그뿐만 아니라 혐오적 사건은 유기체가 새로운 반응을 학습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유기체는 진행 중인 혐오적 사건을 종료시키는 반응을 학습할 수 있다. 예컨대, 방에 고통스러운 큰 소음이 있다면 그 방을 나갈 수 있다. 이것을 도피 학습이라고 부른다. 흔히 도피 학습에는 회피학습이 뒤따른다. 즉, 유기체는 혐오적 사건이 시작하는 것 자체를 차단하는 반응을 학습하는 것이다. 예컨대, 특정한 방이 과거에 커다란 소음과 연합되어 있다면, 소음이 존재하지 않아도 그 방에서 도피한다. 동물의 도피 학습과 회피학습을 연구하기 위하여 심리학자들은 왕복 상자라고 부르는 장치를 사용해 왔다. 왕복 상자는 칸막이로 분리된 두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시행에서 동물이 한 방에 있고 어느 시점에서 경고 불빛이 반짝이고는 5초 후에 방바닥에 전류가 흐른다. 동물이 쇼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칸막이를 뛰어넘어 다른 방으로 가야 한다. 처음에 쥐는 쇼크가 시작된 후에야 칸막이를 뛰어넘는다. 이것은 도피 학습이다. 도피 학습과 회피학습은 첫 번째 단계에는 고전적 조건형성을 수반한다. 즉, 경고 불빛(CS)과 쇼크(US)의 반복적인 짝짓기를 통해 동물은 불빛이 쇼크를 예언한다는 사실을 학습하고 그래서 불빛에 대한 반응으로 공포 조건 반응(CR) 보인다. 회피학습은 한 가지 수수께끼를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즉, 만일 무조건 자극이 부재한 상태에서 조건 자극만 계속해서 주어지면 조건 반응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지금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동물이 제때에 회피함으로써 쇼크를 사전에 피하는 방법을 학습하면, 더 이상 조건 자극 다음에 무조건 자극이 뒤따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동물로 하여금 칸막이를 뛰어넘도록 강화하는 것인가? 쇼크의 부재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사건 없음'이다. 어떻게 '사건 없음'이 강화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 수수께끼의 한 가지 해결책은 분석의 두 번째 단계가 도구적 조건형성을 수반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동물은 이미 칸막이를 뛰어넘는 것이 혐오적 사건 즉 조건공포 자체를 제거한다는 것을 학습하였다. 따라서 '사건 없음'으로 보인 것이 실제로는 공포이며, 도피 행동은 이러한 공포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강화되는 것이다. 이제 낙방과 같은 과거 경험으로 인해서 특정한 공포, 예컨대 시험 불안을 발달시킨 사람을 생각해 보자. 조건 반응은 자명종이 울려도 계속 잔다든가, 아니면 추가시험 날짜를 요청하여 시험 보는 것을 피함으로써 감소될 수 있다. 혐오 자극의 성공적인 감소는 회피행동을 강화하며, 미래에 그 행동을 강하게 만든다. 비록 이것이 일시적인 안도감을 줄 수 있더라도, 이러한 회피행동의 결말은 궁극적으로 폐해적인 것이 명백하다. 그렇다면 시험 불안이 진정한 문제일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분석을 보면 시험에 직면하지 않는 한 이러한 반응은 더 이상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확하다. 시험 불안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공포반응이 과거 사건에 대한 학습된 반응이며, 성공적인 시험의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해소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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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적 조건형성 (2)
조작적 조건형성 (1)
조작적 조건형성의 원리는 특정 반응을 선택적으로 보상함으로써 그 반응이 일어날 확률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것으로, 자극보다는 행동의 결과에 중심을 두는 학습 원리이다. 인간을 포함하는 수많은 유기체는 언제나 변화하는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유기체가 다변하는 환경에 대처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특정 환경에 적응적인 방향으로 행동을 조절하는 것이다. 행동의 조절은 새로운 행동의 생성과 특정 행동의 증가와 감소 그리고 부적응적인 행동의 소멸을 의미한다. 특정 환경과 적응적인 행동의 연합과 더불어 특정 환경에서 발생한 행동과 그 행동이 초래하는 결과의 연합에 의해 결정된다. 특정 대상, 자극, 환경에서 발생한 행동과 그 행동의 결과가 연합되어 추후의 행동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원리를 효과의 법칙이라고 하며, 이러한 효과의 법칙에 의해 행동이 조절되는 형태의 학습을 도구적 또는 조작적 조건형성이라 한다. 조작적 조건형성에 대한 연구는 19세기 후반에 Thorndike가 효과의 법칙을 밝히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미로에 대한 학습 능력과 특정 행동으로 탈출이 가능한 문제 상자에 대한 해결 능력을 반복적으로 측정함으로써 동물의 지능을 연구했으며, 일련의 연구들을 통해 특정 행동의 강도는 그 행동의 결과에 의해 좌우된다는 조작적 조건형성의 기본 개념을 제시했다. Thorndike 이후 조작적 조건형성의 원리는 1930년대 Burrhus Skinner에 의해 확장되어 현재는 인간 행동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접근 중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강화와 처벌. 조작적 조건형성은 특정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강화와 감소시키거나 소멸시키는 처벌이라는 두 가지 원리에 의해 이루어진다. 먼저 강화는 어떤 행동의 결과가 그 행동의 발생빈도를 증가시킬 때 이와 같은 결과를 의미한다. 강화는 정적 강화와 부적 강화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정적 강화는 어떤 행동 뒤에 특정 자극이 제시되거나 그 자극의 강도가 강해져서 선행하는 행동의 발생빈도를 증가시키는 강화를 말한다. 이때 제시되는 자극을 정적 강화물이라 하며 일반적으로 정적 강화물은 유기체에게 보상적인 자극이다. 야생 고양이에게 제공하는 먹이, 책 읽는 행동 뒤에 따라오는 사탕과 관심 및 칭찬이 정적 강화물에 해당한다. 이와 유사하게 대형 마트의 장난감 코너에서 떼쓰며 우는 행동은 아이에게 종종 원하는 장난감이라는 정적 강화물을 얻게 하고, 이 강화물은 결과적으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행동인 떼쓰기와 울기 행동을 강화한다. 강화의 또 다른 형태인 부적 강화는 행동 뒤에 특정 자극이 제거되거나 그 자극의 강도가 감소함으로써 선행하는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형태를 말하며, 도피 행동과 회피행동을 예로 들 수 있다. 도피 행동은 이미 어떤 혐오 자극이 존재할 때 특정 행동을 함으로써 그 혐오자극을 없애는 행동을 말하고, 회피행동은 미리 어떤 행동을 하여 혐오적인 상황이 닥치지 않게 하는 행동이다. 부적 강화에서 제거되거나 감소하는 자극을 부적 강화물이라 하는 데 일반적으로 부적 강화물은 유기체에게 혐오적인 자극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자신의 방을 깔끔하게 청소하는 행동은 부적 강화물인 어머니의 잔소리를 없애거나 줄여 준다. 장난감 코너에서 떼쓰고 우는 아이를 둔 엄마는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줌으로써 부적 강화물인 아이의 떼쓰기와 울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아이를 달래기 위한 행동이 강화된다. 처벌은 어떤 행동의 결과가 선행하는 그 행동의 빈도를 감소시킬 때 그런 결과를 의미하는 것으로, 어떤 행동에 뒤따르는 결과가 그 행동을 다시 야기할 가능성을 감소시킬 때마다 일어난다. 체벌, 전기쇼크, 큰소리 등과 같이 이전의 반응을 감소시키는 자극을 처벌물이라 한다. 처벌은 정적 처벌과 부적 처벌로 구분된다. 정적 처벌은 행동 뒤에 혐오자극이 뒤따를 때 그 행동의 빈도가 감소하는 것을 말하며, 행동 뒤에 특정 자극이 제시되거나 그 자극의 강도가 강해져 선행하는 행동의 빈도를 줄이거나 제거하는 형태를 뜻한다. 부적 처벌은 어떤 행동 뒤에 긍정적 자극을 제거함으로써 그 행동의 빈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행동 뒤에 특정 자극이 제거되거나 그 자극의 강도가 약해져 선행하는 행동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형태를 뜻한다. 예를 들어, 대형 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떼쓰며 우는 아이를 둔 어머니는 떼쓰기와 울기를 줄이기 위해 큰 소리로 꾸짖거나 체벌을 하는 등 정적 처벌을 이용할 수도 있고, 어머니의 사랑을 잃었다는 표시로 아이를 무시하거나 캐리어에 타는 것을 금지하는 부적 처벌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한 일정 기간 동안 모든 긍정적 자극을 제거해 버리는 부적 처벌을 '강화로부터 타임아웃'이라고 한다. 요약하면, 처벌의 원리는 행동 뒤에 혐오자극 제시나 긍정 자극의 제거가 뒤따를 때 그 행동의 빈도가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요약하면 강화와 처벌의 원리는 모두 선행 행동 뒤에 특정 자극이 제시되거나 제거된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특정 자극이 제시되는 제거되든 정적 강화와 부적 강화는 선행 행동을 증가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반면에 정적 처벌과 부적 처벌은 선행 행동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강화인. 정적 강화 및 부적 강화에서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강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조건 강화인이라고도 불리는 일차적 강화인은 유기체가 그 강화인과 어떤 특별한 경험을 하지 않아도 그들의 행동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강화인이다. 예를 들면 음식, 물, 공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일차적 강화인과는 달리 조건화된 강화인이라고도 불리는 이차적 강화인은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일차적 강화인과 연합됨으로써 생기는 강화인이다. 예를 들면, 돈이라는 것은 돈을 사용해 본 경험이 없는 어린이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러나 좀 더 성장한 어린이들에게 돈은 다양한 종류의 일차적 강화인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강화인으로서 효과가 있다. 돈과같이 다양한 종류의 일차적 강화인과 관련되어 있는 이차적 강화인을 일반화된 강화인이라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강화인은 주로 환경상의 자극이나 사건 등의 물질적인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도 강화인의 역할을 할 수 있다. Premack은 물질적인 자극이 아닌 어떤 행동이 강화인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Premack에 의하면, 발생 확률이 높은 행동은 발생 확률인 낮은 행동을 증가시키기 위한 강화인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게임할 기회와 공부할 기회를 동시에 준다면 아마도 아이들은 게임하는 것을 더 좋아할 것이다. 여기서 게임하는 것은 발생 확률이 높은 행동이고 공부하는 것은 발생 확률이 낮은 행동이다. 이러한 프리맥의 원리에 따라 아이들로 하여금 공부를 더 하게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어느 정도 하고 난 후에 게임을 하게 해주면 공부하는 행동이 증가할 수 있다.
고전적 조건 형성
소거와 자발적 회복. 소거는 무조건 자극이 조건 자극과 연합되지 않음으로써 조건 자극이 반응을 일으키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고전적 조건형성이 된 후 무조건 자극 없이 조건 자극만 주어질 경우 유기체는 이전에 보이던 조건 반응을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된다. 쉽게 말해서 조건화가 풀어져 조건 자극이 다시 중성 자극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만약 Pavlov의 개 실험에서 조건자극인 종소리만 들려주고 계속해서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개는 조건자극인 종소리를 듣고도 더 이상 침을 흘리지 않게 된다. 즉, 조건 자극과 함께 무조건 자극을 계속해서 제공하지 않으면 조건 반응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소거가 되었다고 해서 조건 반응 자체가 소멸된 것은 아니다. 소거 과정을 통하여 조건 자극이 능력을 상실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조건 자극을 제시하면 다시 조건 반응이 일어난다. 만약 소거가 일어난 Pavlov의 개에게 종소리를 갑자기 제시하면 침을 흘린다. 즉 소거 후에 이전의 조건 자극을 다시 제시하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자발적 회복이라고 한다. 이 자발적 회복은 학습이 영속적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도 하는데, 우리가 배운 내용을 잊어버렸다고 해서 그것이 두뇌에서 아예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계기로 문득 떠오르는 경험을 하는 것과 같다. 소거와 관련된 현상을 소거 폭발이 존재한다. 소거 폭발이란 소거 과정에서 행동의 감소가 시작하기 전에 그 행동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반응이 없더라도, 그 행동을 약간 더 증가하면 반응이 다시 나타나게 된다고 학습했기 떄문에 소거 이전에 그 행동이 증가하게 된다. 소거 폭발은 행동교정에 있어 보호자의 관심이 보상으로 주어지기 때문인데 이때 보상이 되는 것을 완전히 없애야 문제행동이 사라진다. 즉 보호자는 반려견이 짖거나 뛰어올 때 완전히 무시해야 이런 행동이 없어진다.
자극 일반화와 변별. 자극 일반화란 이전에 조건 형성된 상황과 비슷한 조건이 제시될 때 동일한 행동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어떤 자극이 일단 조건 자극으로 형성되면, 이 자극과 유사한 다른 자극도 무조건 자극과 연합된 적이 없음에도 조건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우리 속담이 가지는 의미와 같다. Pavlov는 타액 조건형성 실험에서 벨 소리에 조건 형성된 동물이 부저 소리나 메트로놈 소리가 들려도 적은 양이지만 침을 흘리는 것을 관찰하여 보고하였는데, 이 현상이 곧 자극 일반화 현상이다. 이 현상은 고전적 조건형성 연구에서 널리 검증되어 왔으며, 두 자극이 유사할수록 일반화의 정도가 크다는 것이 자극 일반화의 일반적 법칙이다. 자극 일반화 현상은 행동치료에서 인간의 불합리한 행동의 원인을 찾아 이를 치료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흰 손수건에 대해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이상행동의 원인이 흰쥐에 대한 공포 때문이라는 것을 자극 일반화 법칙을 통해 밝혀낼 수 있다. 자극 일반화의 또 다른 예로 갈치구이를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린 적이 있는 아이가 식사 때마다 생선을 피하는 모습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가시가 없거나 씹어서 먹으면 되는 생선 통조림을 우연히 먹어본 아니는 그와 같은 생선은 다시 먹을 수 있게 된다. 이런 현상을 변별이라고 한다. 변별은 자극 일반화와 정반대로 특정한 반응을 하면 보상이 없고 다른 행동이나 반응을 하면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자극이다. 자극 일반화 현상은 변별 과정을 통해 없어질 수도 있다. 변별 자극이 인간 행동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바람직한 결과를 성취하거나 덜 위협적인 결과를 성취하려면 어떤 행동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인간은 변별 자극을 통해 자신의 외부 세계를 관리하고, 예측하면 통제할 수 있게 한다. 양치기 개들이 호루라기 소리를 다른 소리와 구분해서 움직이는 것도 이러한 원리다. 마찬가지로, 어떤 자극이 있을 때 하는 반응에는 강화물이 제공되지 않지만 특정 자극이 있을 때 반응하면 강화물이 제공되는 경우에도 이 자극은 강화물에 선행하는 신호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새들은 비가 온 후에 벌레 잡는 것이 쉽다는 것을 알고, 운전자들은 도로가 미끄러울 때는 서행한다. 이처럼 다양한 인간의 사회적 행동은 변별 자극에 의해 조절된다.
인지적 간섭 요인. Pavlov를 비롯한 여러 연구자들은 조건 자극과 무조건 자극이 시간상 근접해서 출현하는 것이 조건형성의 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하였다. Pavlov는 자극들 간의 관계에 대한 유기체의 인지적 이해에 대하여 어떤 주장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한 내적 사건들은 관찰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앞선 논의에서 보면, 조건형성은 유기체가 조건 자극을 통해 무조건 자극을 예측할 수 있을 때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즉, 무조건 자극은 조건 자극에 의존해 있어서, 무조건 자극이 주어지지 않을 때보다 주어질 때 출현할 가능성이 더 높다. 실제로 몇몇 연구자들은 고전적 조건형성에서 결정적 요인은 유기체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인지적 견해에서 보면, 고전적 조건형성은 유기체에게 두 자극 간의 관계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무조건 자극이 주어질 때 유기체는 무조건 자극을 예상할 수 있게 학습한 것이다. 중요하면서도 정교하게 설계된 실험에서 Rescorla는 근접성과 수반성을 비교, 연구한 결과, 조건 자극이 무조건 자극의 신뢰로운 예언자이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즉, 단순한 시간적 근접성을 조건형성이 일어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러한 실험의 절차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두 집단 A와 B의 쥐들에게 주어지는 소리와 쇼크의 쌍 중에서 시간적으로 근접한 경우의 수는 두 집단에서 동일하였다. 따라서 만일 시간적 근접성이 조건형성을 결정짓는다면, 두 집단의 쥐들은 동일한 정도의 조건형성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두 집단 간의 유일한 차이는 소리에 대한 쇼크의 수반성이었다. 집단 A에서는 모든 쇼크에 소리가 선행한 반면, 집단 B에서는 아무런 예언력을 가지지 못하였다. 만일 수반성이 조건형성을 결정한다면, 집단 A만이 조건형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Rescorla가 얻은 결과다. 즉, 집단 A의 쥐들만이 조건 공포반응을 보였으며 조건형성의 강도는 무조건 자극의 출현을 신호해 주는 조건 자극의 예언력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후속 실험들은 cs와 us 간의 예언적 관계가 조건 자극과 무조건 자극 간의 시간적 근접성이나 둘이 짝지어진 빈도보다 중요하다는 결론을 지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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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우리는 성격, 지식, 동기, 행동과 같은 개인적 특성들을 모두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 중의 상당 부분은 후천적으로 배운 결과이다. 가령,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자동차 연료가 떨어지면 다음번 주유소에 들러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만드는 매우 복잡한 과정도 학습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습은 사람들이 새로운 지식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심리학자들은 학습을 환경에서 경험한 결과로 유기체에게 발생하는 상대적으로 지속적인 변화로 정의한다. 보통 이러한 변화는 관찰할 수 있는 외적 행동을 의미하는데, 왜냐하면 학습의 내적인 과정은 잘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학습의 개념. 학습이란 '유기체가 경험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비교적 영속적인 행동상의 변화'를 말한다.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학습의 개념과는 달리, 심리학에서의 학습은 교육적인 의미에서의 학습뿐만 아니라 걷기, 뛰기, 언어 습득, 악을 다루는 것 등과 같은 보다 넓은 범위의 행동을 포함한다. 학습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학교에서 하는 공부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심리학에서의 학습은 이보다는 훨씬 넓은 개념이다. 우리는 지식과 여러 가지 기술들을 습득하고 경험을 통해 유지해 나간다. 심리학자들이 학습에 관해 과학적인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기부터였다. Darwin의 진화론을 바탕으로 심리학자들은 학습을 환경에 적응하는 수단으로 보았다. Darwin은 동물과 인간이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에 기초하여 심리학자들은 우선 동물들의 학습 현상을 연구하였고, 동물 연구에서 밝힌 원리들을 바탕으로 해서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학습 원리들을 찾아내고자 노력해 왔다. 학습이론은 행동적 학습이론과 인지적 학습이론으로 나눌 수 있다. 행동적 학습이론은 학습을 자극과 반응의 연합으로 보고 있으며, 그 원리에는 고전적 조건형성과 조작적 조건형성이 있다. 인지적 학습이론은 학습에서 유기체의 내적인 과정을 중시하여 그 유형에는 관찰학습, 모방학습, 통찰학습, 잠재학습 등이 있다.
고전적 조건형성. 고전적 조건형성에 의한 학습을 주장한 대표적인 학자로 Ivan Pavlov를 들 수 있다. Pavlov는 개의 소화기관에 관한 연구를 하던 중 음식이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개가 침을 흘리는 것을 관찰하고, 그러한 현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Pavlov는 개의 소화계 생리에 관한 연구로 1904년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조건반사란 조건 자극을 무조건 자극과 결합시켜 조건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뜻한다. 조건 반응의 형성은 무조건 반응과 중립 자극을 연합하는 과정이다. 그의 조건반사 실험은 먼저 종소리를 울리고 몇 초 뒤에 개가 고기를 먹도록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처음에 개는 고기를 보고 먹을 때만 침을 흘렸으나, 나중에는 종소리만 울려도 침을 흘리게 되었다. 이때, 개의 먹이인 고기는 무조건 자극(UCS)에 해당하며, 먹이에 의해 유발되는 타액 분비 반응은 무조건 반응(UCR), 먹이와 연결된 종소리는 조건 자극(CS), 종소리와 연관된 타액 분비 반응은 조건 반응(CR)에 해당한다. 이렇듯 고전적 조건형성은 처음에 어떤 기능도 하지 않던 자극이 특정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 고전적 조건형성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반사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자극이 필요하다. 조건형성 유형에는 지역 조건형성, 흔적 조건형성, 동시 조건형성, 후진 조건형성 등이 있다. 조건 반응의 획득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중 특히 자극을 제시하는 시간 간격이 중요하다. 지연 조건형성은 조건 자극을 무조건 자극에 앞서 제시하고 동시에 철회하는 것으로, 가장 효과적인 조건형성 방법이다. 이 두 자극 간의 가장 이상적인 사간 간격은 0.5초이다. 흔적 조건형성은 무조건 자극이 제시되기 전에 조건 자극이 시작되어 끝나는 경우이다. 전형적인 실험으로 버저가 5초 동안 울린 다음 0.5초 후에 사람의 눈에 공기를 불어 넣어 그 사람이 눈을 깜박이게 만드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렇게 버저와 공기 분사를 여러 번 짝을 지어 제시하면 그 사람은 버저 소리에 눈을 깜박이게 된다. 동시 조건형성은 조건 자극과 무조건 자극이 시간적으로 같이 일어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종을 울리는 동시에 어떤 사람의 눈에 공기를 훅 불어 넣는 것처럼, 두 자극이 모두 정확히 같은 시각에 시작하고 끝이 난다. 자연환경에서도 조건 자극과 무조건 자극이 정확히 동시에 나타나는 일도 있다. 마지막을 후진 조건 형성은 무조건 자극이 조건 자극보다 앞서 제시되는 것으로, 눈에 바람을 불어 넣은 다음에 찰칵 하는 소리를 제시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찰칵하는 소리가 눈 깜빡임 반응을 이끌어 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조건형성 과정에서 조건 자극은 본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중성 자극이다. 그러나 조건화가 되면 무조건 자극이 이끌어내는 것과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게 된다. 또한 이렇게 조건화가 된 자극은 또 다른 중성 자극도 조건화를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Pavlov의 개 실험에서 조건화된 종소리와 함께 파란 불빛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 나중에는 개는 파란 불빛만 봐도 침을 흘리게 된다. 이런 현상을 이차적 조건형성이라고 하며 그 이상의 조건화 즉, 삼차적 조건과, 사차적 조건화 등을 고차적 조건형성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삼차적 조건형성 이상은 일어나기 힘들다. 이런 고차적 조건형성에서는 조건 자극들만 연달아 제공되고 음식은 제공되지 않아 다음에 설명할 소거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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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정서
정성의 구성과 해석. 과거 심리학에서 정서는 문화에 관계없이 보편적인 것이라 여겨져 왔다. 기쁨, 슬픔, 분노, 공포 등의 정서는 발생적인 측면에서 생물학적인 기원을 갖기 때문에 이러한 견해는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비교문화심리학의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면서 문화에 따라 개인이 경험하는 정서의 질이 다를 수 있다(Markus &Kitayama, 1991a)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서가 문화 보편적이라는 기존의 관점은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물론 정서가 문화에 따라 다르다는 말은 정서의 생물학적인 과정이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Russel, 1991). 어떠한 정서가 발현되는 생물학적인 과정은 문화를 떠나서 보편적일 수밖에 없다. 대신에 정서에 대한 해석은 문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Mesquita & Walker, 2003). 즉, 정서가 문화에 따라 다르다는 말은 어떠한 정서에 대한 해석과 설명이 문화에 따라 다르다는 말은 어떠한 정서에 대한 해석과 설명이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어떠한 정서가 한 문화에서 독특하게 경험되는 성질의 것이라면, 그것의 배경이 되는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견해와 연구 결과들은 문화가 해석의 체계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며, 그동안 보편적인 것이라 생각된 정서 역시도 문화와 독립적으로는 고려하기 힘들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Schachter와 Sinher(1962) 그리고 Lazarus(1968)가 제안한 정서에 대한 인지이론에 따르면, 정서는 생리적 반응뿐 아니라 개인이 처해있는 상황과 그 상항에 대한 개인의 해석과 평가에 의해 결정된다. 즉, 정서에 대한 해석과 정서적 경험은 환경과의 계속적인 상호작용으로 생성된다는 것이다. 이때 어떤 정서를 유발한 상황과 생리적 반응에 대한 해석에는 언어의 역할이 지대하다. 정서는 언어를 통해 표현되고 또 인지되는데 어떤 문화에서 어떤 정서에 대한 특정한 용어가 있다면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그 정서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Wierzbicka, 1995). 예를 들어, 정과 sympathy(동정, 공감)가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그 정서적 경험의 내용이 같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정이라는 정서는 우리 성과 같은 문화적 정서 체계 속에서 경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정과 sympathy를 비교한다면 이러한 정서적 경험의 체계에 비추어서 고찰해야 한다.
언어와 정서 경험. 정서의 경험이 언어적 해석과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면, 정서를 표현하는 단어의 다양성은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정서의 질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에는 2,000개가 넘는 정서 표현 단어들이 있으나, 말레이시아의 Chewong족은 겨우 8개의 정서 단어(분노, 공포, 부끄러움 등 Ekman의 기본정서와 유사)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Heine, 2008). 또한 문화는 정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우간다의 Bugand족은 슬픔과 분노를 구분하지 않으며, 오스트레일리아의 Gidjingali aborigine족은 한 단어로 부끄러움과 공포를 표현한다. 사모아 단어 alofa는 사랑과 연민이라는 뜻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Utku Eskimo는 친절함과 감사를 구분하지 않는다. 미크로네시아의 Ifaluk족은 심지어 '정서'에 해당하는 말 자체가 없다. 이들의 정서 경험이 우리와 같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한 문화의 정서를 표현하는 단어들이 다른 문화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그 같은 정서를 전혀 경험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상이한 문화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심리적 경험을 구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독일어의 Schadenfreude(다른 사람의 불행에서 느끼는 즐거움)라는 단어가 있다는 사실은 독일인들에게는 그러한 감정 상태나 상황을 확인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다른 문화 사람들에 비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한은 한국만의 고유한 정서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한자문화권인 중국과 일본에도 한에 대한 정서 경험이 존재하고, 서구 문화권에서도 이와 유사한 질의 경험은 있을 것이다. 한이 한국의 문화적 정서라는 진술은 한국인들이 한이라는 용어를 통해 자신의 심리적 경험을 구성하며, 한을 경험하고 표상하는 방식이 한국인들과 한국 문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다른 심리적 경험을 구성하는데 어떠한 기능 혹은 역할을 맡고 있다는 뜻이다. 즉, 다른 문화권 사람들에게 한과 유사한 어떤 정서는 한국인들이 '한'으로 표상하고 인식하고 있는 정서와는 질적으로 다르게 받아들여지며, 사람들의 동기 및 행동 체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다를 수 있다.
토착 정서들의 예. 특정 문화의 언어로 표현된 정서는 그 문화 내에서만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는 몇 가지의 토착 정서들을 소개한다. 먼저 Liget은 필리핀 북부에 사는 수렵, 채집 민족 Ilongot족의 토착 정서로, 그 뜻을 최대한 가깝게 옮기면 분노, 열정과 에너지가 합쳐진 정서를 의미한다. Liget은 어떤 사람이 모욕당하거나, 화가 났을 때, 실망했을 때, 특히 누군가가 부러울 때 경험할 수 있다. Liget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경험되는데, 특히 누군가와 경쟁하고 상대의 성취를 부러워하는 맥락에서 비롯된다. Liget은 또한 에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 Liget을 느끼는 사람은 밭에서 하루 종일이라도 일할 수 있으며, 평소에는 못 올랐던 높은 나무도 오를 수 있다. Schadenfreude는 독일어로, 다른 사람에게 생긴 곤란한 일을 보았을 때 경험하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우리말로 '쌤통'이 연상되는 이 말의 뜻을 적절히 옮길 만한 영어 단어는 없다. Iklas는 자바어(인도네시아)로, 좌절의 기쁨쯤으로 옮길 수 있는 정서이다. Song은 이팔루크어(미크로네시아 원주민 언어)어로, 공포, 두려움, 불안, 겁 많음, 수치 등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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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주의적 관점
정서와 그와 관련된 행동이 모두 보편적이라고만 보기에는 어렵다. 기본정서의 표현과 인식에 대한 보편성이 있지만, 모든 정서 표현이 보편적이거나 모든 정서가 문화와 관계없이 동일한 방식으로 표현된다고 볼 수는 없다. 비록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동일한 정서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정서 경험에는 문화의 영향력이 존재한다. 정서의 생물학적 기제는 보편적이지만 이 기제는 문화와 상호작용하여 정서의 평가와 표현에 대한 특정 문화의 고유한 규칙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은 이러한 규칙을 통해 문화적으로 적절한 정서 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
표정 인식의 문화차. 예를 들면 문화에 따라 더 민감하게 경험되는 정서들이 있다. 미국인들은 분노와 혐오의 결과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며 압도된다고 생각했고, 일본인들은 수치 및 죄책감에 대해 더 민감했다(Matsumoto, Kudoh, Svherer, Wallbott, 1988). Scherer(1997a, b)는 세계를 북중유럽, 지중해권, 북미,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의 6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 사람들의 정서 평가를 조사하였다. 그에 따르면, 정서 유발 사건들에 대한 평가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은 다른 권역의 사람들보다 불공정성, 외적 원인, 지속성을 더 높게 평가하였으며, 남미권 사람들은 다른 이들보다 지속성의 지각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타인의 표정을 인식하여 정서를 판단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정서 유발 사건 및 정서에 대한 평가가 문화에 따라 다르다는 점은 정서의 보편성을 가정하는 연구들의 한계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한 문화의 정서를 표현하는 표정은 관찰자가 누구냐에 따라 인식률에 차이를 보인다. 미국인들의 얼굴 사진을 제시했을 때 영어권 국가의 참가자들이 보인 정서 인식률이 인도-유럽권 언어 사용자(예, 스웨덴, 그리스, 스페인)들보다 높았으며, 인도-유럽권 참가자(예, 일본, 터키, 말레이시아)들은 비인도 유럽권 참가자들 보다 높았다. 또한 이들의 인식률은 문자가 없는 문화권의 참가자(예, 뉴기니의 일부 종족)들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Russell, 1994). 또한 보편적 정서들에 비해 모욕, 부끄러움, 연민과 같이 덜 기본적인 정서들의 인식률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Haidt & Keltner, 1999). 정서의 표현과 인식에 문화와 사회적 맥락이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정서표현에서의 문화차. 문화는 해당 문화에서 선호하는 가치와 관련하여 특정 정서의 표현을 억제하거나 권장하는데, 이것을 문화 표출 규칙(cultural display rule)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Ekman & Friesen, 1969). 가령 뉴기니의 Kaluli족은 강하고 극적으로 정서를 표현하는 반면, 발리인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강한 감정 표현을 피한다. 중국의 유아들은 미국이나 일본에 사는 비슷한 월령의 유아들보다 정서 표현의 정도가 약하다(Camras et al., 1998). 개별적인 정서 표현의 강도에서의 문화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Utky Eskimo족은 공공장소에서 화를 내는 것을 강하게 비난하며, 아랍의 유목민족들은 모욕을 당하고도 화를 내지 않는 것은 대단히 불명예스러운 일로 간주한다. 미국인들은 당황했을 때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내리깔며 얼굴을 만지는 등의 많은 표현을 하는 반면, 인도인들은 혀를 조금 깨무는 것으로 그친다(Haidt & Keltner, 1999). 지중해 문화권에서는 고통을 더 강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병원에 입원한 이탈리아계 환자들과 아일랜드계 환자들을 비교했을 때, 이탈리아계 환자들이 고통을 더 많이, 더 큰 소리로 표현하는 것을 나타났다. 이러한 지중해 환자들의 경향은 미국 병원의 간호사들 사이에서 AMS(Acute Mediterranean Syndrom:급성 지중해인 증후군)라는 농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양한 정서의 표현은 기본정서를 경험하는 상황이 아니라 복잡한 문화적 맥락이 개입하는 경우에 주로 나타난다. 이것은 적어도 기본정서가 아닌 문화적 정서의 경우에는 정서의 경험과 표현이 보편적이지 않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정서의 보편성에 대한 논의들은 각각 정서의 생물학적 기원과 사회문화적 기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정서는 이들 두 기제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으로, 어느 한 쪽의 입장으로 정서를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Mesquita & Frijda, 1992). 정서란 개인이 부딪치는 상황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것으로, 이러한 평가 차원 중에는 보편적인 것도 있고 문화 특수적인 것도 있기 때문이다. 분명 여러 문화 사이에는 유사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 유사점은 대체로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의 보편성에서 연유하며, 차이점은 환경의 차이와 거기에 기인한 삶의 양식에 대한 서로 다른 의미 체계, 곧 문화에서 유래하는 것이다(Ellsworth, 1994). 정서가 개인을 둘러싼 상황 평가의 결과라면 이는 생물학적 특성보다는 상황에 대한 의미체계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문화적으로 조건화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정서는 해당 문화의 도덕적 규범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White, 1993). 따라서 현재로서 보편주의와 구성주의적 관점은 상호배타적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접근으로 보는 것이 최선이고 이러한 입장은 대단히 광범위하게 인정받고 있다(Russell,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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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의 보편성과 특수성
정서 경험에 인지적 과정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은 여기에 문화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정서 경험과 문화를 보는 입장을 보편주의적 관점과 구성주의적 관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보편주의적 관점에서는 인간이 경험하는 정서의 내용이 보편적이고 범문화적이며 생물학적으로 미리 결정된 자기 유지 및 자기조절의 과정이기 때문에, 같은 정서를 경험할 때는 누구나 동일한 생리적 변화를 바탕으로 한다고 본다. 반면 구성주의적 관점은 정서를 사회문화적 과정에 의해 영향받고 구성되는 것으로 본다. 즉, 정서는 사람들이 상하관계 속에서 명명하고 정당화하며 설득하는 문화적 및 관계적 산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정서적 의미는 개인적으로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의 결과로 나타난다.
보편주의적 관점
정서가 보편적이라는 주장은 진화론에 근거하고 있다. Darwin은 인간의 다른 행동들과 마찬가지로 정서도 진화한 것이라 생각했다. Darwin에 따르면, 정서는 반복적으로 출현하는 환경조건에 적응하기 위해 고안된 정신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인류가 살아오면서 생존을 위해 겪어야 했던 수많은 사건들은 특정한 유형의 정서 반응들을 유발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가까운 이의 죽음에 슬퍼하고 자녀의 출생에 기뻐하며 누군가 자신의 물건을 뺴앗아갈 때 분노한다. 따라서 특정 상황에서의 특정 유형의 정서적 반응은 모든 인간에게서 보편적으로 나타날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기본정서에 대한 표정 인식연구. 정서의 보편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주된 연구의 흐름은 다른 문화권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표정을 연구하는 것이다. Ekman과 Friensen은 같은 사람의 얼굴 표정 사진을 다양한 국가의 관찰자들에게 제시하고 각 표정에 적절한 정서의 이름을 붙이도록 했다. 특정 정서의 표정이 보편적이라면 그 정서에 대한 판단은 문화 보편적일 것이다. 그 정서에 대한 표정이 문화에 따라 다르다면 그에 대한 판단은 문화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여섯 가지 기본 정서 즉 분노, 공포, 혐오, 슬픔, 행복, 놀람에 대한 평가가 다섯 문화에서 상당한 정도로 일치하였다. 정서 표정에 대한 헝가리, 일본, 폴란드, 미국, 베트남 사람들의 판단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문화에 따른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행복, 놀라움, 노여움, 혐오, 두려움, 슬픔, 경멸 등의 7가지 기본 정서 표현은 문화권에 관계없이 유사하다는 것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연구에 참여한 관찰자들의 문화가 모두 산업화된 문명사회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즉, 관찰자들은 제시된 얼굴의 표정에 익숙해 있고 이를 해석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문자가 없는 뉴기니의 두 부족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원주민들에게 서양인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고 표정이 나타내는 정서를 물었을 때, 그들의 해성은 서양인들의 해석과 거의 일치하였다. 그런 다음, 다른 부족 구성원들에게 상이한 정서를 경험할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를 나타내보도록 한 뒤 이들의 사진을 미국인들에게 보여주었다. 그 결과, 그들은 뉴기니 부족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주민들이 느끼는 정서를 구분하였다. 산업화되지 않은 문화의 구성원들이 지은 표정 역시 산업화된 문화의 그것과 일치한다는 결과는 정서 표현과 판단의 보편성을 지지하는 증거이다.
영유아 연구 및 맹인 연구. 정서가 보편적인 기제라면 전 세계의 아동들이 보이는 정서 반응의 형태는 동일해야 한다. 유아들은 커다란 소리에 두려움 또는 호흡곤란 등의 반응을 보인다. 그러한 반응은 즉각적이며 학습되지 않은 것으로, 유아들은 특정 자극에 대해 일반적인 정서 반응을 하도록 '만들어진 상태'에서 태어난 것 같다. 유아들은 다양한 정서 상태를 표현하는 표정을 가지고 있다. 성인의 혐오에 해당하는 싫어함, 슬픔이나 괴로움의 신호인 울음 등이 그 대표적 예이다. 이 외에도 적지 않은 정서 반응들이 문화권에 관계없이 유사하다. 신체적 고통에 대한 반응에서 미국과 일본의 유아들은 유사한 표정과 신음, 몸부림을 보였다. 그 외에도 유아들은 다른 사람의 정서 상태를 해석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4~6개월 된 유아들에게 놀람, 두려움, 노여움 중 한 가지 표정을 짓고 있는 성인의 얼굴을 반복적으로 제시하여 해당 자극들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도록 한 후,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들을 제시하자 유아들은 새로운 자극에 관심을 보였다. 이는 6개월 미만의 영아들도 서로 다른 정서 표현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으로, 정서를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문화적으로 보편적임을 시사한다. 또한 유아들은 행복한 표정에 대해서는 얼굴을 찡그리거나 고개를 돌렸는데, 이것은 유아들이 타인의 정서를 인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의미까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서의 표현은 유아가 성장하면서 점차 분화한다. 가령 분노와 슬픔의 분화는 두 살초기부터 나타나고, 학령기 정도의 아이들은 모든 정서를 표현할 줄 알게 된다. 정서 표현은 학습의 결과가 아니라 유전된다는 증거는 선천적 맹인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Matsumoto와 Willingham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에서 시합이 끝난 후 정상인 선수와 맹인 선수의 표정을 비교하였는데, 그들의 표정에서 구분할 만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대다수의 맹인 선수들이 선천적인 맹인이기 때문에 그들이 지은 표정이 학습된 것일 리는 없다. 따라서 정서의 경험과 표현에 대한 능력은 생득적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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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의 개념과 이론
1. 정서의 개념
정서는 특정 대상 혹은 장면이 유발하는 생리적 각성, 느낌, 인지과정 및 행동 등 신체 및 정신적 변화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정서의 기능 중 하나는 우리를 움직여 목적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새 옷을 사 입었는데 바느질이 잘못되어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옷을 산 가게로 달려가 환불을 요구할 것이다. 그들에게 이유를 묻는다면 아마도 '화가 나서' 또는 '실망해서' 등의 대답을 들을 수 있을 텐데, 이것이 바로 행동하게 하고, 구체적인 목적을 향해 그 행동의 방향을 결정하며, 그 행동이 지속하도록 만든다. 또한 정서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정서는 사람들 사이의 유대를 강화하며 때로는 사람들을 멀어지게 하기도 한다. 우리는 화를 내는 사람에게는 가까이 가지 않으려 하고 미소를 짓는 이에게는 다가간다. 다른 사람의 지위나 권력, 문화적인 규칙 때문에 부정적 정서를 억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사회적 규범이나 문화적 어법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생존 가능성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정서는 친사회적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행복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도움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실수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은 미래에 다른 이들을 도울 가능성이 큰데, 아마 자신의 죄책감을 희석시키려는 동기가 작용했을 것이다. 정서는 주의집중, 자신과 타인을 지각하는 방식, 경험을 해석하고 기억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Bower는 사람들이 일정한 정서를 경험하면 그 정서 경험이 그 상황에서 벌어진 사건과 함께 기억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기억 표상은 기분 일치성 처리 및 기분 의존성 기억을 야기한다. 기분 일치성 처리는 현재의 기분과 일치하는 정보의 인출 및 처리에 선별적으로 민감해지는 현상을 말하며, 기분 의존성 기억이란 정보를 인출할 때의 기분이 그 정보를 학습할 때의 기분과 일치하면 그 정보가 더 쉽게 인출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생물학적, 생리학적 관점은 정서가 뇌의 특정 부위의 호르몬이나 자율신경계의 작용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인가 종의 생존을 위해 발달한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반면, 정서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은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정서의 개별적 과정보다는 정서의 사회문화적 의미와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접근에서 중요시하는 것을 정서의 언어적 표현과 이러한 표현들과 관련되어 사회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지식의 체계이다. 신경생리학적 접근과 인류학적 접근에서의 정서 연구들은 정서라는 용어만 공유하고 있을 뿐 그 구체적 함의는 전혀 다른 대상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정서의 보편성에 대한 답은 정서를 무엇으로 정의하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신경생리학적 관점에서 정서의 보편성을 강조해 온 전통 심리학에서는 정서를 개인 내적 정서로 이해한다. 반면, 문화심리학에서는 정서를 개인 간 정서로 보고 정서의 사회문화적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2. James-Lange이론
보통 우리는 어떠한 정서를 경험한 결과로 생리적 반응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밤에 골목에서 갑자기 낯선 이를 만나게 되면 공포감을 느끼고 그 뒤에 심박수가 증가하고 침이 마르는 등의 생리적 변화가 뒤따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James는 이와는 반대로 정서는 생리적인 변화에 대한 지각의 결과라고 주장하였다. 밤에 어두운 골목에서 갑자기 낯선 사람을 맞닥뜨리게 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심박수가 증가하고 동공이 확장되는 등의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고, 이러한 생리적 변화들을 지각함으로써 공포라는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예로, 어떤 사람이 운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반대 차선에서 자동차가 자신을 향해 돌진해 오면, 그 사람은 두려움을 느낄 새도 없이 핸들을 틀어 충돌을 피할 것이다. 그 후에 가슴이 뛰고 숨이 차며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자각할 때 그 사람은 방금 겪은 상황에 대한 공포감을 경험할 것이다. 만일 돌진하는 차에 대해 공포감을 느끼고 그 후에 핸들을 틀었다면 충돌을 피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비슷한 시기에 Carl Lange이론이라 한다. 이 이론을 말초 주의 이론이라고도 한다. 왜냐하면 이 이론은 정서에서 내장의 반응을 가장 중시하며 내장의 반응은 말초신경계인 자율신경계가 제어하기 때문이다.
3. Cannon-Bard이론
생리학자 Walter, B. Cannon은 말초신경계의 역할을 강조한 James의 이론과는 달리 중추신경계의 역할을 강조한다. Cannon과 그의 입장에 선 연구자들은 내장 활동이 정서적 경험과 무관하며, 자율신경계의 반응은 너무 느려서 정서의 근원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Cannon에 따르면, 정서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입력 자극과 출력 반응 사이에는 반드시 뇌의 역할이 개입된다. 시상으로부터의 신호가 피질의 특정 부위에 도달하면 정서적 느낌이 생성되고, 똑같은 신호가 피질의 다른 부위에 도달하면 정서적 표현이 생성된다는 것이 Cannon의 견해이다. Philip Bard 역시 내장 반응은 정서적 경험과 관계없다고 주장하면서 정서 유발자극은 두 가지 과정을 불러일으킨다고 보았다. 하나는 교감신경계를 통한 신체적 각성이고 다른 하나는 피질을 통해 일어나는 주관적인 경험이다. 이 두 학자의 견해를 합쳐 Cannon-Bard이론이라 한다. 이 이론은 정서 자극은 각성과 정서 경험이라고 하는 두 가지의 반응을 유발하며 이들은 서로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앞의 예로 설명하자면, 자동차의 충돌을 피한 후 놀라고 가슴이 뛴다고 하더라도 가슴이 뛰는 것이 놀람을 유발한 것이 아니고 놀란 것이 가슴을 뛰게 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4. 인지적 정서 이론
James-Lange 식의 정서 해석이 간과하고 있는 점은 많은 정서가 사람들의 의도, 바람, 목표의 좌절 등에 의해 생긴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즐거워하고, 깨끗이 세탁한 옷에 새똥이 떨어지면 화를 낸다. 친구가 약속을 어기거나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 때, 시험에 낙방하거나 직장에서 좌천될 때 분노와 좌절을 경험한다. 이러한 예 발생한 상황을 인지적으로 평가하고 난 뒤에 느끼는 정서이다. 이렇듯 정서 경험에서의 인지적 요소를 강조하는 이론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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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의 분류와 위계
1. 동기의 분류
동기를 분류하는 한 가지 방법은 그것을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으로 동기로 구분하는 것이다. 특정 행동이 내재적으로 동기화된 것인지 혹은 외재적으로 동기화된 것인지는 그 행동의 원인이 그 사람의 내부에 있는가 혹은 외부에 있는가로 구분할 수 있다. 내재적 동기는 욕구, 흥미, 호기심, 즐거움 등 내재적이고 개인적인 요인 즉,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 유발되는 동기를 말한다. 이러한 유형의 동기는 개인적 흥미를 추구하며 그 과정에서 도전할 만한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달성하려는 자연스러운 경향을 의미한다. 반면, 보상을 받기 위해 혹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외재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외재적으로 동기화된 사람은 활동 자체에는 흥미가 없고 그것이 가져다줄 보상에만 관심이 있다. 내적 동기로 하던 일에 외적인 보상이 주어지면 내적 동기가 약화하면서 흥미를 잃게 되는데 이것을 과잉 정당화 효과라고 한다. 외적 보상으로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는데 그 정당화가 지나치다는 뜻이다. 재미있는 퍼즐을 가지고 놀면 보상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아이들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는 아이들보다 퍼즐을 잘 가지고 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독서를 장난감이나 사탕으로 보상하면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든다. 내재적 동기가 나타나는 조건은 자율성, 유능성 그리고 관계성이다. 친구와의 여행을 예로 들어보자. 내재적 동기는 자유롭게 여행을 간다는 느낌, 여행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는 느낌, 그리고 친구와 함께한다는 느낌을 자발적으로 경험함으로써 발생한다. 어떤 활동이든 그 행동으로부터 자유스러운 느낌을 받거나 자기 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느낌 혹은 정서적 친밀감을 경험한다면, 그 사람은 내재적 동기를 경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동기를 생득적인 일차적 동기와 학습된 이차적 동기로 구분할 수 있다. 일차적 동기에는 선천적이고 본능적인 동기이며, 배고픔, 갈증, 체온유지, 수면, 고통의 회피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생물학적 동기는 주로 생명 유지와 관련되는 항상성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반면, 이차적 동기는 학습에 의해 갖게 되는 동기를 말한다. 환경적 요인이나 상황에 의해 학습되는, 특히 대인관계 맥락의 사회적 동기들이 이차적 동기로 분류된다. Murray는 동기를 생물학적 동기와 사회적 동기로 구분하고 인간은 생물학적 동기보다는 사회적 동기에 따라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2. 동기의 위계
동기에 대해 가장 종합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있는 학자가 Maslow이다. Maslow는 인간은 생존과 안전을 위한 낮은 수준의 욕구에서부터 사회적 인정을 거쳐, 지적인 성취나 자아실현을 위한 높은 수준의 욕구에 이르는 욕구의 위계를 가진다고 주장하였는데 이를 욕구위계이론이라 한다. Maslow에 따르면 상위 욕구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그 아래 단계의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 한다. 보통 인간의 욕구를 하위 단계부터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 및 소속의 욕구, 자존감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등 5단계로 분류하지만,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를 지식 추구의 욕구, 심미적 욕구, 자아실현 욕구의 3개로 세분화하여 총 7단계로 보기도 한다. 욕구위계이론을 위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하위단계에는 배고픔이나 갈증의 해결 등의 기본적 욕구가 자리한다. 이러한 생리적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안전의 욕구가 일어나고,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면 애정과 소속감의 욕구가 활성화된다. 이러한 하위 3단계의 욕구들은 인간이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들에 해당된다. 자존감의 욕구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로 하위 단계의 욕구와 상위 단계 욕구를 연결한다. 즉 자기실현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인식과 충분한 자존감을 경험한 후 가능할 수 있다. Maslow는 하위 4단계의 욕구들, 즉 생존, 안전, 소속, 자존의 욕구를 결핍 욕구라고 명명했다. 이런 욕구들이 충족되면 그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동기는 감소한다. 상위 3단계의 욕구는 존재 욕구라 하는데 이러한 욕구들이 충족될 때, 개인은 더 높은 수준의 성취를 위해 동기화된다. 그러나 Maslow의 욕구 위계는 그 순서가 임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 배고픔, 목마름 같은 욕구를 견디며 안전, 소속감의 욕구를 포기한다. 그럼에도 전 세계적으로 수행된 조사는 Maslow의 욕구 위계를 기본적으로 지지한다. 의식주를 해결하기 어려운 국가에서는 경제적 만족이 주관적 안녕감을 보다 강력하게 작동한다.
자아실현을 한 사람의 12가지 특성
-현실에 대한 효율적인 지각: 자아실현자는 사람이나 사건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며 자신의 주관적 감정이나 선입견에 치우쳐서 상황을 파악하지 않는다.
-자신 및 타인의 수용: 자아실현자는 자신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까지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며,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 대해서도 이와 유사한 태도를 지닌다.
-자발성, 단순성 및 자연성: 자아실현자의 행동은 지극히 개방적이며 진실하고 단순하고 담백하며 자연스럽다. 그의 사고와 행동은 집단의식이나 인습, 격식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
-사람이나 사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 자아실현자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며 자신에게도 애정과 관심을 갖지만 그것을 자신에게만 국한시키지 않고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도 확장한다.
-초연함 및 사적 자유의 추구: 자아실현자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이기 때문에 때로는 의도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사색하고 즐기며 이에 대해 타인의 지지나 인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인식의 신선함: 자아실현자는 주위의 세계를 늘 새로움, 놀라움, 경외심 그리고 감사함을 갖고 받아들이고 경험하려 한다.
-신비 혹은 절정경험: 자아실현자는 자신만의 신비하고 강렬한 무아경, 놀라움, 경외감, 즐거움의 경험을 한다.
-사회적 관심: 자아실현자는 타인과 세상에 대한 동정과 공감을 보여주는 사회적 관심이란 특성을 지닌다.
-소수와의 깊은 대인관계: 자아실현자는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
-민주적인 성격: 자아실현자는 관대하여 모든 종류의 편견을 거부한다.
-창의성: 자아실현자는 자기 분야에 있어서 창의성과 독창성을 갖고 있으며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회화에 대한 저항: 자아실현자는 사회와 문화의 엄격한 격식과 요구에 따르기보다 자신의 개성과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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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의 종류 (유친, 성취, 문화적)
1. 유친동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다른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친구가 없다면 살 수 없다."고 하였다. 소속욕구 즉 유친동기는 인간의 기본동기인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피곤해하며 혼자 있기를 바라는 것 같지만, 아무것도 없는 방에 혼자 있게 된 사람들은 35시간이 지나자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선호하며 특히 어떤 사람과는 지속적이고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강한 애착을 보인다. 실제 인류 역사를 볼 때, 사회적 유대는 인간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애착을 형성한 성인들은 함께 자녀를 낳고 양육할 가능성이 더 컸고 협력도 생존에 도움을 주었다. 우리의 조상들은 혼자보다는 두 명이, 두 명보다는 세 명이 낫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속욕구를 가진 조상들이 성공적으로 생존하고 후손을 퍼뜨렸으며 우리는 그들의 자손인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사회에 존재하는 개인들은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내집단을 그렇지 않은 외집단보다 훨씬 더 선호한다.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과 소속감이 증가하면 자존감과 긍정적 정서, 신체 건강도 개선된다. 반면, 사회적 고립은 사람들의 심리적 적응을 와해시키고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한 연구는 행복이 돈이 아니라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2. 성취동기
Murray는 성취동기를 의미 있는 성취, 기술이나 아이디어의 숙달 그리고 높은 기준을 신속하게 달성하려는 욕구로 정의하였다. 성취동기는 어떤 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 영역에서의 성취 그 자체를 향한 동기이다. 학자들은 성취동기를 최근 경험한 성공이나 실패의 경험과 과제의 난이도, 유인가 등의 상황 요인에 의해 형성되는 신념으로 간주한다. 이는 또한 개인의 속한 문화가 권장하거나 적절치 않은 것으로 여길 수 있다. 성취동기가 높은 사람은 도전에 대한 불굴의 정신 덕에 더 많은 것들을 성취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린이 중 지능검사 점수가 상위 1%에 드는 1,528명을 40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 동기에 있어서의 중요한 차이가 나타났다. 가장 성공적인 사람들은 보다 야망 있고 에너지가 넘치며 인내심이 강했고 성인이 되어서도 보다 많은 집단과 스포츠에 참여하고 있었다. 긍정적인 열정과 결합이 된 끊임없는 불굴의 노력이 학업에서의 진전을 예측한다. 뛰어난 학자와 운동선수, 예술가들은 동기가 매우 높고 자율성이 강하며 자신의 목표를 추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기꺼이 할애한다. 한편 Atkinson은 사람들이 성취에 대한 욕구뿐 아니라 실패를 회피하려는 욕구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특정 상황에서 성취 욕구가 실패 회피 욕구보다 클 때, 사람들은 위험부담을 안고서도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반면, 실패 회피 욕구가 성취 욕구보다 크면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3. 문화적 동기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생물학적 욕구의 충족이 필요하지만 한편으로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기 때문에, 이러한 욕구의 충족은 그들이 속한 사회의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사회는 사회 유지를 위해 개인들의 욕구를 통제 혹은 조절할 필요가 있다. 가령, 성적 욕구는 그 자체로는 생물학적인 동기이지만 성적 욕구를 드러내고 충족하는 방식은 사회와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인간의 성행동은 심리적이고 문화적인 요인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남성과 여성이 갖는 기질이나 사회적인 역할은 서로 다른 것으로 가정되고 학습된다. 우리가 흔히 남성스러움, 여성스러움이라고 규정해 놓은 남녀의 특성은 사회적으로 규정된 행위나 태도로,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문화적 기대치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보편적 동기로 꼽히는 공격성 또한 학습의 영향을 받는다. 불쾌한 냄새가 기온, 습도 등의 환경적 요인이 공격성에 일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회생활에서 종종 경험하는 상대적 박탈이나 좌절 경험도 공격적인 행동을 유발시킨다.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개인의 욕구와 목표 등이 개인행동의 준거가 되며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집단의 목표나 집단 내 조화가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테면, 미국과 같은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상호독립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대인 평가에서 독특성, 적극성, 경쟁심, 능력을 중시한다. 한편 중국과 같은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상호협조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대인 평가에서 조화성, 양보, 협동, 노력을 중시한다. 아랍문화나 미국 남부 지역, 남아메리카 일부 유목문화의 전통을 가진 문화를 명예의 문화라고 한다. 이러한 문화에서는 특히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이 해를 입었을 때 이에 대해 강한 부정적 정서와 공격행동을 드러내는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동과 전쟁이 잦은 유목문화에서 자신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폭력을 정당화하는 가치관을 발달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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